할머니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의 멤버로 활동한 서무석 할머니
'수니와 칠공주' 서무석 할머니 별세
향년 87세

암 투병과 시한부 판정을 숨기고 할머니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의 멤버로 활동한 서무석 할머니가 1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서무석 할머니 사망원인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서 할머니는 림프종 혈액암 3기로 투병 중이었으며, 최근 건강이 악화되어 대구 달서구의 한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암이 폐렴으로 전이된 상태였다. 할머니는 14일 오후 의식을 잃었고, 15일 오전 8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빈소는 N전문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서 할머니는 지난해 8월부터 '수니와 칠공주'에서 래퍼로 활동하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올해 1월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서 림프종 혈액암 3기와 시한부 3개월 판정을 받았으나, 이를 가족 외에는 알리지 않고 랩 공연을 계속 이어갔다. 매주 두 차례 경로당에서 연습에 참여했고, 지난 4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글 주간 개막식' 무대에도 올라 마지막까지 열정을 보여주었다.
가족들은 할머니의 상태를 알았지만, 무대에 오를 때마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활동을 만류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딸 전경숙 씨는 "어머니는 진심으로 랩을 사랑하셨고, 아무에게도 병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셨다"며 "지난 1년은 어머니에게 천국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어머니가 랩을 통해 행복을 느끼며 암을 이겨내고 6개월을 더 살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서 할머니의 열정은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입원 중에도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과 배우 김영옥이 쾌유를 빌었으며, 김재욱 칠곡군수는 "서 할머니의 투병 중에도 이어진 열정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