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 철근 누락 삼성역
- GTX-A 철근 누락
GTX-A 철근 누락


GTX-A 삼성역 구간의 대규모 철근 누락 사태가 단순 시공 오류를 넘어 서울시의 보고 체계와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 핵심 고위 공무원들의 공식 인수·인계 문서에 해당 사실이 전혀 담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축소·은폐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6·3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리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적 책임론도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3공구다. 해당 구간은 GTX-A와 GTX-C 환승센터가 함께 조성되는 핵심 공사 구간으로 사업비만 1조7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 산하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자체 품질 점검 과정에서 지하 5층 기둥 수십 곳에 들어가야 할 주철근이 대거 누락된 사실을 발견했고, 누락 규모는 약 2570개, 총 178톤 수준으로 조사됐다. 철근은 구조물 하중을 지탱하는 핵심 자재라는 점에서 시민 불안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서울시가 해당 사실을 이미 지난해 11월 인지하고도 제대로 된 보고와 인수인계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공개된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 업무인계·인수서와 영동대로복합개발추진단장 업무인계·인수서에는 철근 누락 관련 내용이 단 한 줄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문서는 각각 2025년 12월30일과 31일 작성됐는데, 서울시가 시공사와 감리단으로부터 철근 누락 사실을 최초 보고받은 시점은 같은 해 11월10일이었다. 즉 서울시 내부에서 이미 구조 안전 문제를 인지한 뒤 약 50일이 지났음에도 공식 기록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셈이다.


특히 당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인수인계서는 총 71쪽 분량으로 조직 현황과 예산, 사업 추진 과정, 소송 현황, 민원, 공사 지연 사유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순환로 평탄화 사업의 경우 방음벽 조정과 연약지반 문제, 민원 사항까지 세세하게 기재돼 있었지만 정작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과 보강 계획은 빠져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더욱 논란이 되는 부분은 당시 시장 지시사항이다. 2025년 11월11일 기록된 시장 지시사항에는 “영동대로 지하화 공사와 관련해 과도한 근로시간과 과로가 안전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니 현장 근로자 여건을 챙기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안전을 강조하는 지시는 있었지만 정작 가장 중대한 구조 결함 문제는 공식 인계·인수 문서 어디에도 없었다는 점에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당시 서울시 실무라인이 시장에게 철근 누락 사실을 보고했는지, 또 보고를 받은 시장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실수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철근 누락은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데 공식 문서에서 빠졌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고의 은폐 가능성 또는 구조 결함을 안일하게 인식했을 가능성을 모두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고의 누락이 입증될 경우 직무유기 문제까지 검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로 고의성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역시 서울시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현안 질의에서 “2000페이지 분량 보고서 속 두 줄로 처리한 것은 사실상 숨은그림 찾기식 보고”라며 “만약 국토부 공무원이 같은 방식으로 보고했다면 징계 대상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도공단 또한 서울시 제출 자료에 ‘해당 사항 없음’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정상적인 보고 체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중대한 구조 안전 문제를 축소하거나 사실상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논란은 곧바로 지방선거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삼성역 GTX 철근 누락 은폐 의혹 진상규명 TF’를 꾸리고 오세훈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공사 관리·감독 주체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서울시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안전을 강조했던 사실까지 재조명되면서 “현장을 챙긴다면서 정작 핵심 결함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오세훈 측은 시공사와 감리사의 책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국가철도공단과 국토부 역시 공동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설명과 “뉴스를 보고 상황을 알았다”는 해명이 알려지며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시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지나치게 안이하게 바라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이번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는 단순한 건설 사고 논란을 넘어 공공 인프라 안전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허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서울시 내부 인수인계 문서에서조차 중대한 구조 결함이 누락됐다는 점은 행정 시스템 신뢰를 흔드는 대목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