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부부 아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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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부부 아내 사망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에서 소개된 이른바 ‘배그 부부’의 사연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31세 아내와 끝까지 곁을 지킨 남편의 이야기는 삶과 가족, 그리고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1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은 과거 큰 반향을 일으켰던 휴먼다큐 ‘사랑’ 제작진이 다시 뭉쳐 선보인 2026년판 특별 다큐멘터리입니다. 예상치 못한 비극 속에서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던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첫 방송부터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이날 방송의 주인공은 온라인상에서 이미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던 ‘배그 부부’였습니다. 남편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내가 좋아하던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마지막까지 즐길 수 있도록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아내에게 일부러 킬을 당해줄 유저를 모집한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고, 수많은 게이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뜻밖의 감동을 만들어냈습니다. 당시 해당 사연은 여러 매체와 뉴스에도 소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시청자들을 울린 대목은 아내의 한마디였습니다. 연명치료 포기 각서까지 고민하던 상황에서 게임 이벤트를 마친 뒤 아내가 “살고 싶다”라고 말했고, 남편은 그 말을 듣고 다시 치료를 이어가기로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삶의 의지를 되찾게 한 남편의 정성과 수많은 사람들의 응원이 안방극장에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남편은 방송에서 아내가 암 판정을 받았던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한 지 불과 7개월 만이었습니다. 복통을 호소해 응급실을 찾았고, 검사 결과는 청천벽력 같은 위암 말기였습니다. 이미 대장의 상당 부분이 괴사된 상태였고, 암은 복막 전체로 퍼져 장기들까지 굳어가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특별한 전조 증상도 없었던 만큼 가족이 받은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아내는 방송 당시에도 마약성 진통제에 의지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습니다. 물로 입만 축일 정도로 상태는 악화돼 있었고, 극심한 통증 속에서도 아이들 걱정을 놓지 못했습니다. 병실에 누워 있는 아내의 모습과 남편을 향한 미안한 눈빛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남편의 처절한 일상 역시 공개됐습니다. 육아휴직 후 다섯 살 첫째와 한 살 둘째를 홀로 돌보며 동시에 아내의 병간호까지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재운 뒤에는 매일 밤 병원으로 향했고, 집에 홀로 남겨진 아이들은 홈캠으로 확인하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불도 켜지 않은 어두운 주방에서 즉석밥과 김치로 첫 끼를 해결했습니다. 혼자 밥을 먹다 끝내 눈물을 터뜨리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남편은 아내 앞에서만큼은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메마른 입술에 립글로스를 발라주고, “예쁘다”, “사랑한다”는 말을 매일 건넸습니다. 삶의 끝자락에서도 아내를 향한 사랑 표현을 잊지 않는 남편의 모습은 단순한 간병을 넘어선 진심 어린 사랑으로 다가왔습니다.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는 첫째 아이의 모습도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아이는 “엄마 언제 와?”라고 반복해서 물었고, 친구들에게 “너 엄마 없지?”라는 말을 듣고 상처받았다는 사연까지 전해졌습니다. 스튜디오에서는 MC들과 출연진들이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아내는 영상편지를 통해 아이들에게 “엄마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나가면 맛있는 것도 먹고 재밌는 곳도 많이 가자. 사랑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남편에게도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남편 역시 “평범하게 살자. 버텨줘, 제발”이라고 말하며 끝내 오열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방송을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상태를 걱정했습니다. “남편의 루틴 속에는 본인을 돌보는 시간이 빠져 있다”며 건강 악화를 우려했습니다. 이어 자신의 암 투병 경험을 언급하며 “암 판정을 받으면 결국 가족 생각만 하게 된다.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를 잘 보내자는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습니다.


하지만 방송 말미, 끝내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내는 31번째 생일을 앞둔 어느 날, 남편이 온 힘을 다해 지켜낸 117일의 시간을 뒤로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작진은 “더 이상 아픔이 없는 곳으로 긴 여행을 떠났다”는 표현으로 마지막 소식을 전했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놓지 않았던 두 사람의 사랑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병과 싸우는 시간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려 했던 아내, 그리고 끝까지 곁을 지킨 남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