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관 아리셀 대표 | 아리셀 공장 아리셀 화재 참사

박순관 아리셀 대표 | 아리셀 공장 아리셀 화재 참사

- 박순관 아리셀 대표

-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박순관 아리셀 대표 1심 징역 15년 선고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의 책임자인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20년보다는 5년 줄었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내려진 선고 가운데 최고 형량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23일 선고공판에서 “박순관은 명목상 대표가 아니라 경영 전반을 실질적으로 총괄한 경영책임자”라며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대피 통로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방기한 결과 참사가 발생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재판 과정에서 박 대표 측은 “실질적 경영자는 아들 박중언 본부장”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판결문은 “박 대표가 매출 확대에는 지속적으로 지시하면서도 근로자 안전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며 “경영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행사한 만큼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박중언 총괄본부장도 징역 15년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으며, 다른 임직원들에게는 무죄에서 징역 2년까지 형량이 내려졌습니다. 아리셀 법인에는 벌금 8억 원이 선고됐습니다.

유족들의 반발과 사회적 파장

선고 직후 피해자 유족들은 수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형에 강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아리셀산재피해가족협의회 김태윤 공동대표는 “23명의 목숨이 희생됐는데 징역 15년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사망자 한 명당 1년도 되지 않는 형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일부 유족은 “30년을 선고받아도 부족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민주노총은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것은 당연하지만, 형량은 미흡하다”고 논평했고, 한국노총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3년이 지났지만 양형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검찰은 20년 구형, 법원은 15년 선고

이번 화재는 지난해 6월 24일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한 대형 참사였습니다. 당시 아리셀은 전지 발열 문제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비상구 일부는 반대로 열리거나 보안장치가 달려 있어 탈출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희생자 대부분은 숙련되지 않은 파견 노동자와 이주노동자였습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안전을 무시한 채 이윤만 좇은 기업 범죄”라며 박 대표에게 징역 20년, 박 본부장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평가되지만, 피해자와 유가족의 상처를 치유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